전월세 계약, 보증금에서 월세차 계산하는 아주 쉬운 방법
목차
- 월세차, 왜 알아야 할까요?
- 월세차 계산, 핵심 개념만 잡자
- 계산기 없이 월세차 계산하는 가장 쉬운 방법 (2가지)
- 월세차 계산 시 반드시 알아야 할 추가 정보
1. 월세차, 왜 알아야 할까요?
이사철이 다가오면 많은 분들이 전세와 월세 사이에서 고민합니다. 특히, 전세가 귀해지고 전세 보증금의 부담이 커지면서 전세 대신 ‘보증금을 일부 돌려받고 월세로 전환’하는 반전세나, ‘전세를 월세로 전환’하는 전월세 전환 계약을 고려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때 등장하는 개념이 바로 ‘월세차’입니다.
월세차란, 전세 보증금의 일부를 월세로 전환했을 때의 월 임대료를 말합니다. 단순하게 “보증금 얼마에 월세 얼마”라는 계약 조건만 보는 것이 아니라, 내가 내는 월세가 과연 합리적인 수준인지, 보증금을 월세로 전환했을 때의 이자율은 어느 정도인지를 판단하는 중요한 지표가 됩니다. 예를 들어, 전세 보증금 2억 원짜리 아파트를 보증금 1억 원에 월세 30만 원으로 계약한다고 가정해 봅시다. 이 경우, 월세차는 1억 원에 대한 월세 30만 원이 됩니다.
월세차를 제대로 알아야 하는 이유는 명확합니다. 첫째, 합리적인 금액으로 계약을 체결할 수 있습니다. 공인중개사가 제시하는 월세가 적정 수준인지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을 마련하게 됩니다. 둘째, 자신의 주거 형태를 합리적으로 선택할 수 있습니다. 전세 대출 이자와 월세를 비교하여 어떤 방식이 본인에게 더 유리한지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게 됩니다. 결국, 월세차를 이해하는 것은 똑똑한 세입자가 되기 위한 필수적인 과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2. 월세차 계산, 핵심 개념만 잡자
월세차를 계산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핵심 개념을 이해해야 합니다. 바로 ‘전월세 전환율’입니다. 전월세 전환율은 전세 보증금을 월세로 전환할 때 적용하는 이율을 의미합니다. 이 전환율은 법적으로 정해져 있습니다. 주택임대차보호법에서는 임차인의 주거 안정을 위해 전월세 전환율의 상한선을 규제하고 있습니다. 이는 집주인이 과도하게 높은 월세를 책정하는 것을 막기 위함입니다.
현재 주택임대차보호법 시행령 제7조의2에 따르면, 전월세 전환율은 다음 두 가지 중 낮은 비율을 초과할 수 없습니다.
- 한국은행에서 공시한 기준금리 + 연 2%
- 연 10%
예를 들어, 현재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3.5%라면, 법정 전월세 전환율은 ‘3.5% + 2% = 5.5%’ 또는 ‘10%’ 중 낮은 값인 5.5%가 됩니다. 즉, 집주인은 연 5.5%를 초과하는 전환율로 월세를 받을 수 없는 것입니다. 물론, 이 전환율은 계약 당시의 한국은행 기준금리에 따라 변동되므로, 계약 시점에 정확한 기준금리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러한 법정 전환율은 단순히 법적인 기준일 뿐이며, 실제로 시장에서는 지역, 아파트의 종류, 주택의 상태 등에 따라 시장 전환율이 형성됩니다. 이 시장 전환율을 통해 내가 살고 있는 아파트의 월세가 적정한 수준인지 비교할 수 있습니다.
3. 계산기 없이 월세차 계산하는 가장 쉬운 방법 (2가지)
계산기를 두드리지 않아도, 복잡한 공식을 외우지 않아도 월세차를 쉽게 계산할 수 있는 두 가지 방법을 알려드립니다.
방법 1: 전환된 보증금에 전환율을 곱하는 방법
이 방법은 월세를 기준으로 보증금에 대한 월세차를 역산하는 방식입니다.
월세차 = (전세보증금 – 월세보증금) × 전월세 전환율 ÷ 12
예시를 들어볼까요?
- 전세 보증금: 3억 원
- 월세 보증금: 1억 원
- 월 임대료: 50만 원
- 계약 당시 법정 전환율: 5% (연)
이 경우, 월세로 전환된 보증금은 3억 원 – 1억 원 = 2억 원이 됩니다.
월세차 = 2억 원 × 5% ÷ 12 = 1,000만 원 ÷ 12 ≈ 833,333원
계약서상의 월세는 50만 원이지만, 법정 전환율을 적용했을 때의 월세는 약 83만 원이 됩니다. 이 계산은 내가 내는 월세가 법정 전환율보다 낮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즉, 나에게 유리한 계약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반대로, 계약 월세가 83만 원보다 높다면, 집주인이 법정 전환율을 초과하여 월세를 받고 있다는 의미이므로 조정 협상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방법 2: 월세를 기준으로 전환율을 역산하는 방법
이 방법은 계약 월세를 기준으로 역으로 전월세 전환율을 계산하여, 내가 내는 월세가 적정한지 판단하는 방식입니다.
실제 전월세 전환율 = (월 임대료 × 12) ÷ (전세보증금 – 월세보증금) × 100
예시를 들어볼까요?
- 전세 보증금: 3억 원
- 월세 보증금: 1억 원
- 월 임대료: 50만 원
실제 전월세 전환율 = (50만 원 × 12) ÷ (3억 원 – 1억 원) × 100
= 600만 원 ÷ 2억 원 × 100 = 0.03 × 100 = 3% (연)
이 계산 결과, 내가 계약한 전월세의 실제 전환율은 연 3%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만약 계약 시점의 법정 전환율이 연 5.5%였다면, 나는 법정 전환율보다 훨씬 낮은 이율로 월세를 내고 있는 것이므로 매우 유리한 계약을 한 셈입니다. 이처럼 간단한 계산으로도 내가 맺은 계약이 합리적인지 단번에 파악할 수 있습니다.
4. 월세차 계산 시 반드시 알아야 할 추가 정보
월세차 계산은 단순히 숫자를 대입하는 것 이상으로, 몇 가지 중요한 사항을 고려해야 합니다.
1) 법정 전환율과 시장 전환율의 차이
앞서 언급했듯이, 법정 전환율은 최대 상한선을 의미합니다. 실제로 거래되는 시장 전환율은 지역별, 주택 유형별로 매우 다양하게 형성됩니다. 예를 들어, 역세권의 신축 아파트는 월세 수요가 많아 시장 전환율이 높게 형성될 수 있고, 외곽의 구축 아파트는 전환율이 낮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내가 계약하려는 지역의 ‘실제 시장 전환율’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 시스템이나 부동산 플랫폼에서 유사한 조건의 전월세 계약을 찾아보면 대략적인 시장 전환율을 가늠할 수 있습니다.
2) 전세 대출 이자와의 비교
전세를 선택할 경우, 대부분은 전세 대출을 이용하게 됩니다. 이때 발생하는 전세 대출 이자와 월세차를 비교하는 것은 매우 현명한 방법입니다.
예를 들어, 전세 보증금 3억 원을 위해 2억 원을 대출받았다고 가정해 봅시다. 대출 이율이 연 4%라면, 매달 이자로 약 66만 6천 원을 지불하게 됩니다. 만약 이 아파트를 보증금 1억 원에 월세 50만 원으로 계약할 수 있다면, 대출 이자 66만 6천 원보다 월세 50만 원이 더 저렴하므로 월세가 더 유리하다고 판단할 수 있습니다. 물론, 대출 이율은 개인의 신용도나 대출 상품에 따라 달라지므로, 자신의 상황에 맞게 정확한 대출 이자를 계산하여 비교해야 합니다.
3) 월세 소득공제 혜택
무주택 세대주가 월세 계약을 한 경우, 일정 금액까지 월세 소득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는 내가 내는 월세 부담을 줄여주는 효과가 있으므로, 월세차 계산 시 실질적인 월세 부담액을 계산할 때 반드시 고려해야 합니다.
4) 계약 시 특약사항 확인
월세차는 계약 과정에서 협상 여지가 있습니다. 집주인과 월세를 조정할 때, 월세차 계산 결과를 근거로 제시하면 훨씬 설득력 있게 협상에 임할 수 있습니다. 또한, 계약서의 특약사항에 월세 인상률 제한, 계약갱신청구권 사용 시 월세 인상률 등 월세와 관련된 조항들을 명확히 기재하는 것이 좋습니다.
결론적으로, 아파트 월세차 계산은 전월세 계약을 앞둔 모든 이들에게 필수적인 과정입니다. 위에서 제시된 간단한 계산법을 통해 본인이 내는 월세가 적정한지, 어떤 주거 형태가 더 유리한지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습니다. 더 나아가, 법정 전환율, 시장 전환율, 대출 이자, 세금 혜택 등 다양한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신중하게 결정한다면, 훨씬 더 합리적이고 만족스러운 주거 생활을 시작할 수 있습니다. 똑똑한 계산은 똑똑한 선택으로 이어집니다.